하지은 [얼음나무 숲]
- Posted at 2008/09/13 00:34
- Filed under 다시보기/책

노블레스클럽에서 나오는 책들이 개념차다는 얘기를 듣고 질러 본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예전에 라크리모사도 무지 재밌게 읽었었구요. 또 이 책 자체의 평도 좋더군요.
작가분 이름은 처음 들어봐서 다소 불안하긴 했지만, 표지의 느낌도 마음에 들고... 이건 딴소리지만 노블레스클럽 책들은 표지 질감이 너무 좋아요(웃음)
3년마다 한번씩 최고의 음악가를 뽑는 드 모토베르트 콩쿠르가 열리는 음악의 도시 에단. 그 영예로운 콩쿠르에서 3번 연속 우승하여 9년이나 드 모토베르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 천재적인 마에스트로 아나토제 바옐입니다. 그리고 그의 하나뿐인 청중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바옐의 뒤를 쫓는 것이 이 책의 화자인 고요 드 모르페.
더할 나위 없이 천재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인 바옐이지만, 그런 그의 음악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들어 줄 한 사람의 청중이 없다는 사실에 괴로워합니다. 그리고 그 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몸부림치는 고요. 고요 역시 뛰어난 재능을 가진 피아니스트지만, 바옐의 그림자가 너무 큰 탓에 자신의 재능에는 둔하기 그지없고 그런 그의 성격탓에 둘은 친구이면서도 끊임없는 충돌을 하게 되죠. 그리고 바옐이 처음 드 모토베르트가 된 후로 4번째의 콩쿠르가 열리려는 즈음, 바옐의 주위에서 연속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살인이라는 소재는 어느 책에서나 충격적인 요소로 등장하지만, 얼음나무 숲에서의 연속살인은, 제가 보기엔 그다지 중요한 사건으로 느껴지지는 않아요. 바옐과 고요를 둘러싼 미묘하고도 격렬한 경쟁과 증오, 우정이 너무 강렬하거든요. 바옐과 고요의 절친한 친구인 트리스탄이나 예언가 키세, 바옐이 사랑한 레안느, 파스그라노 피아니스트인 휴베리츠, 근위대 대장인 케이저 등도 매우 중요한 인물이지만, 바옐과 고요의 무게감과 존재감 때문에 다소 희미하게 느껴집니다.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소 몽환적이지만, 허무한 느낌은 없어요. 또 전개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숨막힐 정도인데도 책장이 넘어가는 게 아쉬워집니다. 후반 클라이맥스에서는 거의 헐떡거리면서 읽었던 것 같아요. 결말은 다소 상투적이지만, 이 두 사람의 평화로운 모습은 워낙 드물어서 그것마저도 좋았습니다.
묘사도 마음에 들고, 문체도 상당히 매끄러운 편이에요. 인물관계도 긴장감이 있어서 읽는 내내 안심을 할 수 없지만 그 점이 또 매력적인 듯. 아직이신 분들은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Posted by 시즈
- Response
- No Trackback , No Com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