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주룩주룩 오는 7월의 첫 월요일 아침... 새벽 다섯시에 벌떡 일어나 모기잡는다고 설쳐댄지라 수면부족에, 알람 맞추는 걸 깜빡한 엄마님이 깨운 시간이 7시 50분이라는 경악할만한 타이밍이어서, 10분만에 머리감고 25분만에 아침식사+메이크업+옷입기 끝내고 부랴부랴 가방 챙겨서 8시 반에 집에서 나섰습니다.
아...비는 또 왜 이렇게 많이 온답니까.orz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걸어 5분인데 비가 줄줄 쏟아지니 치마 입고 뛸 수가 없어서 어기적어기적 걸어 지하철을 탔습니다. 동대문운동장에서 5호선을 갈아타려고 내렸는데...시간을 보니 히익 9시!;; 우와 큰일났다 싶어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뛰어드는 순간.
주와아아아악 부웅 벌러덩 쿠당.
비에 젖은 8cm 샌들 굽 + 오가는 사람들 우산과 신발에서 떨어진 물 묻은 바닥이라는 아주 죽여주는 조합 덕에, 주와아아악 하고 굽이 미끄러지네요. 그리고 약 0.33초간 허공에 붕 뜨다가, 에스컬레이터 앞에 두 다리 쭉 뻗으며 벌러덩 넘어지면서 에스컬레이터 옆 철제 기둥? 같은 물체에 콰앙 하고 충돌.
그것도 왼쪽 턱을 갖다 박았습니다. 우와 순간 눈앞에 코스모가.(...)
빨리 가려고 제일 먼저 뛰쳐나간 덕에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던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제가 제일 앞이었기 때문에 뒤따르던 사람들이 일제히 헉 소리를 내는 게 들리더라구요. 부딪힌 턱은 얼얼하지, 그 충격이 두개골까지 갔는지 머리는 띵하지, 넘어지면서 쓸린 오른손은 욱신거리지, 엉덩이는 아프지, 게다가 엄청난 쪽팔림orz
그 와중에 제일 먼저 든 생각은 '회사!!!!' 그리고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뒤에 사람들 밀릴텐데!!!!' 하는 엄청 상식적인 생각들이더군요.(웃음) 발딱 일어나서 에스컬레이터를 달려 올라갔습니다.
5호선 타는 데까지 가서 문득 생각나서 치마 뒤를 살펴보니 다행히 아무것도 안 묻고 깨끗하더군요. 불행 중 다행. 근데 정말 쪽팔려서ㅠㅠ 더 웃긴건, 제 옆에서 제가 넘어지는 걸 다 본 남자분이 있었는데 그 사람도 5호선을 타러 왔더라구요. 근데 지나가면서 저를 묘~한 표정으로 돌아보면서 가는데ㅠㅠㅠㅠ 악ㅠㅠㅠㅠㅠㅠㅠㅠㅠ
라이토~ 내 이름을 적어줘. (<-스쿨홀릭 오마쥬 히히)
평소에도 길 가다 아무것도 없는데 혼자 접질리고 하는 일이 워낙 많은 저인지라, 엄마님이 매번 출근때마다 길조심해라, 조심해라 하고 신신당부를 하시는데... 이젠 진짜 일상이 되어버려서 익숙한 줄 알았는데 가끔 이렇게 크리티컬이 하나씩 터져주지 뭐예요. 정말...턱 아파 죽겠어요orz 가뜩이나 지금 왼쪽 아래 사랑니 때문에 욱신거리는데. 징징징ㅠㅠ
예전에 종로2가 버거킹 앞 얼음판에서 완전 大자로 쫘아아아악-허공에 1초가량 비행-그대로 쿵 하고 수직낙하 사건과, 미처 안 멈춘 버스에서 뛰어내리다 관성의 법칙으로 발은 뒤쪽에 몸은 앞으로 진행하며 버스정류장에 철푸덕 하고 전신도장 찍은 사건에 이은 세번째 크리티컬입니다. 아 제발 턱에 멍만 들지 말라고 빌고 있어요;
앞으로 장마철 오면 또 이런 일 나는 게 아닌가 걱정입니다... 조심 또 조심해야겠네요.
Posted by 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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